자녀교육 잘 따라갈 수 있을까요? 유수정



은미가 첫 아이인가 봐요. 축하드려요. 잘 자라서 이제 학교에 보내는 마음, 대견스럽기도 하고 콩닥콩닥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엄마로서는 어쩜 불안한 마음이 더 클지도 모르겠네요.
무엇보다도 지금 은미 어머니의 걱정은 학과 공부인 듯합니다. 예, 공부, 중요합니다. 그래서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부디 긴 안목으로 보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공부에 대한 지금의 초기 경험이, 앞으로 대학까지만 쳐도 16년간의 학교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니까요.
이때, “공부하는 거 정말 싫어” 하게 된다면 치명적이 되지요. 공부하는 것에 마음이 열려 있도록 해 주세요. 배워서 알게 되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흥미 있는 일인지 알게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남에게 뒤지지 않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강할수록, 배우는 것은 새로운 것을 아는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노동이 되어 버리지요.

다 아시겠지만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가 함께 읽고 그 내용에 관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이럴 때, 이 주인공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엄마는 이 다음에 어떻게 됐을까 궁금해. 어떻게 됐을 것 같아?”, “모자가 무슨 색이었지?” 등등. 은미가 내용을 기억하고 이해하며 생각해 볼 기회를 주고, 또 그것을 표현하는 훈련을 하는 것은 앞으로의 지적 활동에 큰 바탕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예습과 수업, 복습이 잘 이루어지도록 습관을 길러 주세요. 예습은 선행학습과 다릅니다. 미리 공부를 해 가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잘 들을 수 있도록 ‘내가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고 가는 것’이지요. 책가방을 쌀 때 엄마가 “내일은 무슨 무슨 공부를 하나?” 하면서 시간표대로 교과서를 넣으며 잠깐 목차만 보게 해도 “아, 이것에 대해 수업을 하겠구나” 하고 들을 준비가 됩니다.
복습 또한 몇 시간씩 부담스럽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 끝난 후, 아니면 집에 와서 잠깐, 새로운 것과 몰랐던 것에 표시해 놓았던 부분을 한 번 더 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가끔 물어 봐 주십시오. “은미야, 오늘 새로 알게 된 거 있으면 엄마 좀 가르쳐 줘.” 은미가 무슨 얘기를 하든, 아주 기쁜 소식을 듣는 것처럼 들어 주십시오.

정말 중요한 것은, 몇 개 틀렸느냐가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도록, 늘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알려 주십시오.

글쓴이 유수정은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 강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