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이해할 수가 없어요 유수정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그 마음,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아마도 지영이가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엄마는 놀라서 매우 야단을 치셨겠지요. 그리고 엄마가 단단히 일렀는데도 지영인 오히려 더 심해졌을 테구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지영이의 행동이 어떠하든 지영이는 정말 친구하고 사이좋게 지내고 싶고, 엄마 말 잘 듣고 싶고, 선생님께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착하고 예쁘고 선한 아이라는 것, 나중에 훌륭한 수녀님이 될 만한 괜찮은 아이라는 사실을 엄마가 잊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아이도 나쁜 아이, 못된 아이는 없습니다. 어떤 아이도 아름답습니다. 물론 잘못된 행동은 고쳐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그 존재의 귀함을 상하게 하는 것은 마치 아기를 목욕시키고 구정물을 버린다면서 아기까지 같이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남을 배려하는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자신이 든든하고 충만해야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이지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야 한다 등의 옳은 이야기만 강조하기 이전에 지영이의 타고난 아름다운 심성을 개발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지영이 자신이 얼마나 힘 있고 가치 있는지 느끼게 해 주고, 어느 정도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서두르지 말고 기회가 될 때마다 믿는 마음으로 말해 주세요.

“엄마는 지영이가 그렇게 했을 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 친구랑 싸우려고 한 게 아니라 같이 놀려고 했던 거구나.”
“어, 이게 굉장히 갖고 싶었나 보다. 너무나 갖고 싶어서 우리 지영이가 남의 것 그냥 가져오면 안 되는 거 아는데도 깜빡 했나 보다. 빨리 갖다 주고 깜빡했다고, 미안하다고 얘기하자. 이거 정말 미안한 거거든.”
“엄마한테 너무너무 화가 났구나. 엄마가 우리 지영이 맘은 몰라 주고, 그지? 그런데 지영아, 화가 나면 ‘엄마, 나 화났어’라고 말로 하자. 그러면 ‘우리 지영이가 왜 화가 났을까?’ 하고 엄마가 생각해 볼 텐데, 침을 뱉으니까 엄마가 너무 기가 막혀. 너무 놀라서 쓰러질 뻔했어. 정말 이건 아니야.”

친구와 설사 심하게 싸웠다 해도, 남의 물건을 가져오고, 엄마에게 침을 뱉는 아주 못된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놀라서 펄쩍 뛰고 비난하지 마세요. 그러면 아이는 죄책감을 갖게 됩니다. 이는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여기거나 한없이 움츠러들게 하지요.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잘못된 아이는 없습니다. 단지 잘못된 부모의 대처 방식이 있을 뿐입니다.

답을 준 유수정은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 강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