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아이가 맞고 들어 왔어요 유수정


정말 참 난감하시겠어요. 그러나 먹을 것을 사주며 “우리 아들과 잘 놀아라” 한다고 될 일은 아닙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아이의 안전이 보장된다 해도, 그런다고 잘 된 것도 아니구요. 놀다가 서로 치고받고 싸울 수 있지요. 그러나 화가 난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폭력으로 풀게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설사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폭력은 그것을 쓰는 아이나 당하는 아이에게나 정서적으로 아주 좋지 못한,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 친구가 그런 식으로 화를 내는 것은 아마도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운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그리고 그의 부모님은 그런 사실을 모르시던가, 알아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실지도 모르지요. 선생님도 다소 회피하고 계시는 느낌인데…. 딱 이와 같은 경우, 어떤 분은 용기를 내어 그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답니다. 사실을 말씀드리고, 한 번 뵈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두 분 부모님과 그 당사자인 친구가 그 집으로 왔고, 그의 부모님 앞에서 그 친구에게 이렇게 얘기해 주었답니다.
“우리 철수는 아줌마에게 굉장히 소중한 아들이거든. 너 또한 너의 부모님께 둘도 없이 소중한 아들이구. 이 세상은 그렇게 소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거라고 생각해. 그것이 우리가 싸우지 않고 서로 사이 좋게 지내야 하는 이유이고. 그래서 내 권리가 소중하듯이 남의 권리도 소중한 것이지. 그래서 아줌마도 선생님이나 다른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너와 먼저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었어. 그런데 만약 네가 여전히 다른 친구들의 권리를 무시한다면 아줌마도 너를 존중할 필요가 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될거야.”
그 부모님께도 솔직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싸우는 일은 너무나 있을 수 있는 일인 것 알아요. 그래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지요. 그런데 주위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이건 아이들 싸움이 아니라 거의 폭력 수준이란 생각이 들어서요. 정말 걱정이 됐거든요. 화는 누구나 나는 것이고, 화나는 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지만, 그 화를 어떻게 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화를 어떻게 다스리는가는 전적으로 부모로부터 배우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어 그런 걸 가지고, 별것도 아니 일로…’ 하는 느낌으로 찾아온 듯 꼿꼿한 태도였던 그 부모님들은 맞은 아이의 얼굴 상태를 보면서, 그리고 아들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감사해 했답니다.

“그럼 어떡하죠?” 물으면 “이번엔 맞은 아이 엄마가 아니라 때린 아이 엄마가 먼저 선생님을 찾아가 뵈었으면 싶네요.”라고 말해 주세요.
옆 집 아이가 불행하면 우리 아이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함께 키워 주십시오.

답을 준 유수정은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 강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