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클리닉 손이 저립니다 김광국




손 저림을 호소하는 경우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여 불편을 호소합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지만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내 살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쥐가 나는 것 같다’, ‘얼음 속에 넣은 것처럼 차다’, ‘바늘로 콕콕 쑤시고 찌릿찌릿하다’ 등 표현은 다양하지만 스스로 유발되는 ‘이상감각증’에 해당하는 증상들입니다.
저림 증상은 양손에 대칭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비대칭적, 혹은 한쪽 손에 먼저 생긴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다른 손에도 같은 저림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생기는 경우와 한 차례 생긴 후 반복하거나 특정 시간이나 자세에 따라 유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발 저림을 막연히 혈액 순환의 문제로 생각하여 값비싼 뇌혈액 개선제나 혈액 순환에 좋다는 한약을 복용하거나, 침을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혈액 순환 장애가 손 저림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혈액 순환 장애로 나타나는 손 저림증의 경우 대부분 당뇨 등의 말초신경의 자율신경기능 장애의 후유증이나 담배를 많이 피워 말초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에 생기는데, 증상은 손가락, 발가락의 통증을 저림증보다 많이 호소합니다.

뇌졸중에 의한 손발 저림증은 시상부 출혈이나 경색에 의한 시상부 증후군과 간뇌경색에 의한 척수시상로의 병변으로 인해 손 혹은 손발 저림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때 증상으로는 손발에 비대칭적, 일측성으로 생기고, 시리고 저리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통증을 호소하며 저림증이 오래 지속되고 영구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아주 드물게 뇌졸중 전구 증상으로 일측 입술, 손, 발의 저림이 수 초에서 수 분간 있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운동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 저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이 환자의 경우처럼 가장 흔한 원인은 손목굴 증후군(수근관 증후군, 손목터널 증후군)입니다. 이 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은 손의 근육과 손바닥과 손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손목터널에서 압박되어 생긴 말초신경병입니다. 손목터널은 나이가 들면서 좁아지며, 특히 여자인 경우 손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나 직업을 가진 사람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손 저림증의 원인으로 가장 흔한 손목굴증후군은 손목터널내 공간의 감소와 정중신경을 압박함으로 생깁니다. 다양한 원인 치료와 횡단 손목인대 절제로 저림증을 없애고 정중신경병의 진행을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그 외 주로 한쪽의 손발 저림과 이상 감각증을 초래하는 척수질환, 시상부 증후군, 감각성 간질과 시각에 따라 저림 증상이 변하고, 동반되는 운동장애가 연속성이 없을 경우 우울증, 불안증, 과호흡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근전도, 신경전도검사, MRI와 CT검사 등이 말초신경병과 감별에 도움이 됩니다.

글쓴이 김광국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