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클리닉 남편이 담배를 끊지 못합니다 조홍준



새해 초가 되면 많은 사람이 담배를 끊으려고 시도하지만 실제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는 담배가 단순히 결심만으로 끊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이 특징을 잘 알아야 보다 쉽게 금연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담배는 중독성, 다른 말로 하면 의존성이 있습니다. 의존성이 있다는 말은 담배를 끊게 되면 금단증상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담배를 끊은 후 안절부절하고, 정신집중이 되지 않기도 하고, 담배를 피우고 싶은 강한 욕망에 시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담배를 다시 찾게 되는 것이지요. 이 금단증상은 금연 후 3일째에 가장 심해지고 그 후에는 점차 강도가 줄어듭니다. 금단 증상을 스스로 극복하기 어렵다면 약물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가장 흔히 쓰이는 방법은 니코틴이 들어있는 반창고(패치)입니다. 이 반창고를 하루 한 개씩 한 달 반 정도 붙이면 금연율이 두 배 정도 높아집니다. 이 반창고는 약국에서 살 수 있습니다. 먹는 약도 있습니다. 부프로피온이라는 약을 역시 한 달 반 정도 복용하면 금단증상을 없애서 담배를 쉽게 끊게 해 줍니다. 이 약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금단 증상이 없어진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흡연은 니코틴에 대한 중독일 뿐만 아니라 버릇이기도 합니다. 항상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사를 한 후, 화장실에 갈 때, 술을 마실 때, 또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등이 그런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자신도 모르게 담배를 피워 물게 됩니다. 이런 습관은 스스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일상적인 버릇을 바꾸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식사를 한 후에는 담배를 피울 수 없는 곳에 가거나, 방에 들어가지 않고 산책을 하거나 하는 등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금연 후 2주 정도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이렇게 한다고 해도 한번 시도로 담배를 끊는 사람은 30%가 안됩니다. 금연이 쉽지 않다는 말이겠지요.
그러나 한번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않고 반복해서 시도하면 금연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대략 서너 번은 시도해야 금연에 성공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패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금연한 기간에는 담배를 안 피웠으니 건강에는 이득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먹는 일입니다. 일단 담배를 끊는 날(금연일)을 결정하도록 도와 주십시오. 그리고 가족이 모두 남편의 금연을 도와 주시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답을 준 조홍준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