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행복 나에게 과분한 사람입니다 이민정

알콩달콩 재미있게 사는 친구의 집들이를 갔습니다. 아들, 딸 남매는 친정 어머니가 봐 주시기에 걱정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입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데다 친정 어머니 살림 솜씨 또한 야무져 벌써 탄탄한 기반을 잡아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으로 받고 있는 친구입니다.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 친구들을 초대했습니다.

넓은 집, 중후한 가구, 정갈한 거실 분위기… 모두 한 번쯤은 바랐을 풍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집들이에서 제가 진짜로 얻은 건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건 바로 서로를 바라보는 친구 부부의 마음이었습니다.

잠시 부족해진 음료수를 사러 신랑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제 친구는 말했습니다.
“건명 씨는 정말 나에게 과분한 사람이야. 저런 사람이 이렇게 부족한 나를 사랑해 주고 있다니 정말 감사할 일이지…”라고.
친구들에게 커피를 대접하기 위해 친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친구의 신랑은 말합니다. “승희 씨는 정말 나에게 과분한 사람입니다, 제가 복이 많아서 저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늘 승희 씨에게 감사하지요”라고.

친구는, 친구의 신랑은 서로 상대방이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모릅니다. 그저 마음 속으로 상대방을 사랑하며 감사할 뿐이지요. 그 겸손한 마음이 가정을 화목으로, 평안함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가정이 편안하기에 물질적인 것도 부수적으로 따르는 것이겠지요.

그런 친구 부부의 모습을 보며 문득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내가 먼저 대접받으려 하지는 않았는지… 상대방에게 감사를 잊고 있지는 않은지…. 상대방을 존중하다 보면 결국에는 언젠가 그 마음은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부부뿐만이 아니라 부모나 혹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친구 집들이에 가서 아주 소중한 선물을 받아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