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행복 컴맹 탈출의 기쁨 장삼동



내 나이 마흔아홉 살이다. 우리 세대의 사람들은 거의 컴퓨터에 대해 문외한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라서 얼마 전까지는 컴퓨터라면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젊은 세대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다.
장년층인 내게 있어서 컴퓨터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기계처럼 보였고, 아들이 컴퓨터를 다루는 모습을 봐도 뭐가 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매스컴에서는 정보화 시대의 총아요, 20세기 최대 문명의 이기(利器)인 컴퓨터를 모르면 시대의 낙오자가 된다고 연일 떠들어도 나와는 무관한 일로 여겨 별로 관심도 가지지 않던 터였다.

그런데 무엇이든 모르면 두렵고 알면 별 것 아니라는 것이 나의 소신이라서 나이가 들었지만 남들이 말하는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지혜와 정보를 찾아보고자 고등학생인 아들을 다그쳐 컴퓨터를 배우게 되었다. 아직 완전히 배웠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인터넷에 접속하고, 오락을 하고, 신문도 보고, 전자 우편을 보내는 등은 대략 할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를 알고 나니 그동안 내가 완전히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온 것만 같았다.

컴퓨터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사막의 모래알처럼 많이 흩어져 있다. 왜 진작 컴퓨터를 익혀 두지 않았는지 뼈저리게 뉘우쳐진다. 그 전에는 무료한 시간들을 잠자고 술 마시고 지인들과 부질없는 너스레를 늘어놓으며 허송했는데, 이젠 틈틈이 컴퓨터와 마주하여 삶을 향기롭게 연출할 비결들을 맛보고, 친구들과 이메일을 주고받기도 하며, 특정 당국의 홈페이지로 접속해 국민으로서 쓴소리를 올리기도 한다. 이제 컴퓨터는 나의 친구요, 삶의 동반자이다.

비록 좀 늦게 컴퓨터를 알았지만 컴퓨터 없이는 못 살 듯하다. 사람은 평생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듯 이목구비가 온전하면 늘 배워야 한다고 본다. 흔히들 “이 나이에 내가 무슨…” 이라며 자조하는 사람들을 보는데, 무엇이든 도전하여 깨닫는 것은 정신 건강의 필수 조건이다. 지금 컴퓨터를 모르는 컴맹이 있다면 즉시 도전하여 끈기있게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

생각 외로 컴퓨터를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단지 모르는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낄 뿐이다. 자동차 운전을 모르면 운전이 어렵듯 운전을 알고 나면 재미있고 별 것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 이치와 같다. 나와 같은 장년층의 세대들도 꼭 컴퓨터를 알아 IT강국의 면모를 보이는 일에 적극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