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참 평화 분노에 대한 명상 원담



부처님은 이른 아침에 가사와 발우(스님들이 식사 등에 사용하는 그릇)를 챙겨 머물던 곳을 나와 맨발로 걸어 도시나 촌락에 들어가 탁발(걸식 乞食)을 했습니다. 탁발은 상업활동은 물론 어떤 생산 활동에도 종사할 수 없던 당시 출가자들의 처지에서 출발한 것이기도 하지만, 탁발을 나간 승려에게는 수행의 가장 큰 적인 아만(我慢)과 고집을 없애주었고, 또 탁발 나간 승려에게 공양하는 신도들에게는 자비심을 기르고 선업(善業)을 쌓는 공덕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탁발과 관련된 얘기들은 불교 경전에 부지기수로 등장하지만 그 중에 하나만 소개할까 합니다.

어느 날인가 석존께서 탁발을 하고 있는데 이 광경을 보고 한 농부가 이렇게 힐난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땅을 갈고 씨를 뿌려서 먹고 있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다. 당신도 스스로 갈고 뿌려서 먹어야 하지 않는가.”

석존은 이 농부를 보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해서 먹고 있다.”

이 말에 당연히 농부는 의아해 했겠지요. “나는 당신이 그렇게 한 것을 본 일이 없소. 쟁기와 소는 어디 있고, 또 어떤 씨를 뿌리는가?” 그러자 부처님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나는 마음 밭을 가는 농부다. 지혜는 내가 가는 쟁기요, 믿음은 내가 뿌리는 종자다. 몸과 입과 뜻의 악업을 없애는 것은 풀 뽑기다….”

마음을 닦는 것이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함을 드러낸 경전의 한 구절입니다. 혹자는 먹고 사는 문제보다 마음 닦는 일을 앞에 둔다면 의아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이라고 하는 황폐한 땅을 경작하고 그곳에 지혜와 자비를 열어 풍부하게 길러가는 과정이 없다면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는 그 질이 현격히 떨어질 것이고, 급기야 먹고 사는 문제로 다툼을 하게 될지도 모르며, 결국 먹고 사는 문제는 아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럼 어떻게 마음 밭을 잘 갈아야 할까요? 우선 우리가 흔히 접하는 분노에 대한 명상을 해볼 것을 권합니다. 우선 화가 날 때는 ‘화가 난다. 분노가 내 안에 있다. 나는 분노다’라고 명상을 해보십시오. 부처님께서도 분노로 말미암아 짓지 않는 악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때문에 부처님도 매일 일어나 두 시간 정도씩 이런 명상과 더불어 자신과 타인에게 자비를 보내는 명상을 하셨습니다. 이런 분노에 대한 관찰은 그 분노를 자각하고 내 자신이 곧 분노임을 이해하고 분노의 본성을 깊이 바라보는 일입니다. 이런 분노를 극복하면 쉽게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나와 사회를 위해 매일 기도를 빼놓지 않을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