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를 찾아서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명환 교수 이상철



담도질환 분야의 치료와 연구에 있어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명환 교수. ‘국내 같은 분야 의사들이 뽑는 최고의 의사’, ‘논문을 많이 발표하는 의사’, ‘국내외 활동이 매우 많은 의사’ 등 여러 가지 호칭이 따라 다니는 명의 중의 명의로 국내외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또한 최근에는 담석센터 소장을 맡아 국내 담석환자의 진료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연구하는 의사
워낙 바쁜 몸이라 통화하기도 힘들어 간신히 인터뷰 날짜를 받았다. 전화 통화에서 인터뷰 시간을 물을 때는 왜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는지 몰랐다. 그러나 그 궁금증을 알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인터뷰 도중에도 환자 진료, 처치와 관련해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 누군가가 찾아뵙는다는 전화 등 그제서야 왜 그가 인터뷰 시간에 대해 질문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담도질환, 특히 간내 담석 분야의 최고의 명의로 소문난 그는 하얀색 의사 가운이 아주 잘 어울리는 편안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연구실에 들어서는 순간 글자 그대로 그는 책 속에 파묻혀 있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서류들, 하지만 그런 어지러움 가운데서도 질서가 있었으며, 연구하는 의사로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1998년 췌장의 특정 질환 때 췌장관을 절개하면서 담도를 함께 자르는 관행을 깨고 췌장관만을 수술하는 수술법과 간내에 흩어져 있는 담석을 녹여서 없애는 치료제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1999년에는 담도암과 췌장암 중 일부 암의 성질이 동일하다는 점을 처음으로 밝혀내 담도와 췌장이 기본이 하나라는 점을 입증하기도 했다. 또한 김 교수는 담도췌관경을 이용해 10년간 1만 7,000명의 환자를 치료해 그 명성을 인정한 외국 의대에서 매년 졸업생을 보내 담도췌관경 시술법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

임상연구로 승부를 건다
“한국인의 담도암 발병률은 서양의 5배입니다. 특히 서양인에게는 없는 간내담석이 담석환자 중 15%나 차지하고 있고, 이들 환자 중 10%에서 담도암이 발병하고 있습니다. 이는 간내담석을 오래 앓거나 생선회(민물회)를 즐기면서도 약 복용에는 소홀해서 간디스토마를 보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고, 동양인에게 많은 담도기형 등이 원인입니다. 생선회를 좋아하는 사람은 구충제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담도암은 5년 생존율이 20%,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5%미만이라며,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검진에 복부초음파 검사를 꼭 넣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개소한 서울아산병원 담석센터 소장을 맡은 김 교수는 당일 진료, 당일 판정을 목표로 담도질환 전반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실시할 계획이다. “저를 믿고 인정해 준 병원에 감사하며 담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담도 및 췌장질환 분야의 세계 1위가 목표이며, 임상연구로 승부를 걸어 질 높은 진료 제공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담도췌장 시술 건수가 세계에서 세 번째 안에 들어간다며 임상이나 치료 결과 등을 세계에 알리고 발표하는 등 상호교류를 통해 의료 세계화에도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러한 해외 논문 발표에 있어서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현재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 편집위원, 유럽내시경학회 논문심사위원으로 외국에서 보내오는 논문도 심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소화기학회 학술이사, 췌담도연구회 학술이사 등 국내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특별한 휴일이 없는 그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도 의학 관련 잡지를 보는 것이 취미라고 말할 정도로 오직 국내 의학 발전, 나아가 세계 의학 발전을 위해 밤과 낮 구분없이 항상 연구하는 의사로서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선의 치료법을 찾아서
인터뷰 도중에 연구실로 찾아온 후배 교수에게 농담도 꺼내는 그는 언제나 진료에 임할 때는 환자에게 친절하고 신뢰와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를 내 가족처럼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다른 스탭과의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해 의료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최대한 도와 주려고 노력하며 상호 토론을 통한 최선의 치료법을 찾아 시술함으로써 항상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의료계 상황에 대해서는 사보험, 수가 다양화 등이 점차적으로 개방될 것으로 본다며 병원마다 특정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로, 특성화를 추구해 국제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의료계 스스로도 자정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을 이끌고 있는 그는 한국의 담도, 췌장 분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담도 및 췌장 분야에 있어서 최고가 되고 싶다며 한국 의료의 세계화 선두에 서서 후배들의 교육과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그는 시간에 많이 쫓기지만 환자를 돌보는 일이 즐겁다며 오직 환자 진료와 의학 발전만을 생각하고 ‘仁術’을 위해 노력하는 참의사로서의 길을 오늘도 걸어가고 있다.

글쓴이 이상철은 후생신보 취재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