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세상 별처럼, 새처럼, 꽃처럼, 돌처럼 '별새꽃돌' 손경상 관장 염복남


사람과 자연의 관계 맺기

‘별새꽃돌 자연탐사과학관’은 이름 그대로 자연물을 대표하는 별, 새, 꽃, 돌을 관찰하는 곳이다. 도심에 있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자주 닿는 탐사관과 비교할 때, 이곳은 자연의 발길이 더 많이 닿는 곳으로 느껴진다.
빨간 벽돌로 단정하게 지어진 탐사관 건물에 들어선다. 밖에서 볼 때보다 내부가 넓게 느껴진다. 청소년 숙소와 화석실, 암석실, 천체 관측실이 한 건물에 모여 있다. “우리 별새꽃돌 자연탐사과학관의 가장 큰 설립 목적은 사람과 자연의 관계 맺기에 있습니다.”
손경상 관장의 말이다. 과연 자연물들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를 설명하는 게시판들이 탐사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암석실과 화석실에는 수십 개의 현미경들과 생물 생존시의 모습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화석들이 방을 채우고 있다. 작은 돌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미처 보지 못했던 돌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를 학생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최상층에 천체 관측실이 자리잡고 있다. 언뜻 보아도 고가로 보이는 천문 망원경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폐식 지붕이 좌우로 나뉘어 열리면서 하늘을 보여줄 때는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주변에 가로등이나 네온사인의 불빛이 없어 비단 고성능 망원경으로 바라보지 않더라도 밤하늘의 광경이 볼 만할 것이다.
새와 꽃은 건물 밖에서 관찰한다. 루빼(Luper)와 쌍안경을 들고 직접 뛰어다닌다. 고배율 확대경인 루빼는 작은 꽃잎에서 질서와 조화를 발견할 수 있게 한다. 쌍안경으로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전경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새들의 지저귀는 모습을 깃털의 고운 결까지 볼 수 있다. 이런 체험을 하나 하나 몸으로 부딪혀 가며 하다 보면 어느새 아마추어 생물학자가 되어 버린다.


소망

약육강식과 경쟁의 자연이 아닌 상생과 희생의 자연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은 것이 손 관장의 소망이다. 그는 사람들이 지금껏 알아왔던 자연의 모습 대신 진정한 자연의 본질을 그들 마음에 각인시키길 원한다. 그러면 지금처럼 각박한 사회가 아니라 자연처럼 서로 희생하며 조화를 이루어 가는 사회가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손 관장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 참 멀고 험한 길을 달려왔다. 원주에서 치과의사를 하다가 뜻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 사재를 털어 구학산 산중턱에 ‘별새꽃돌 자연탐사과학관’을 열었다. 지금은 치과가 부업이라고 한다. 상주하며 연구하는 교사들은 모두 손 관장의 꿈과 열정을 좇아 이곳까지 왔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손경상 관장의 모습에서 자연이 느껴지는 것은 그가 자연을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제천의 작은 별과 같은 이 장소를 방문한 모든 이들이 자연의 모습을 닮아 돌아갈 것이다.

자연아, 고마워

이곳을 방문한 12살 호연이가 자연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새들아, 내가 너희에게 사과할 게 있어. 뭐냐면, 나는 이곳에 오기 전에는 너희 새들에게 시끄럽게 대하고, 달려가면서 너희들을 몰아내고. 정말 미안해. 이제부터는 너희 새들, 꽃, 별, 돌 하나하나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잘 보호하고 함부로 대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우리 인간들,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제 할 일을 해 주어서 정말 정말 고마워!”

글쓴이 염복남은 아산장학생으로, 본지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