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세상 지금부터 오는 내일은 선물이니까요 김명분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나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일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지난 2월 서울아산병원 사회복지팀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만학으로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뒤 얻은 첫 직장에서 받은 4개월치 월급 전액을 기부하고 싶다는 내용의 전화였다. 전화의 주인공인 김명분 씨는 현재 금융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저의 첫 월급입니다
“제가 뒤늦게 사회복지학을 공부했어요. 졸업을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요. 작년 10월, 우연한 기회에 취직을 하게 되면서 생각지도 않은 돈이 생기게 되었죠. 하지만 돈이 많아질수록 돈에 대한 욕심이 생길 것 같더라구요.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늦은 나이에 새롭게 얻은 첫 직장이니만큼 월급을 보람 있게 쓰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예전에 심장병에 걸린 어린이를 돕고자 직접 돈을 전해 주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집 형편이 어려워 그 돈을 치료비로 쓰지 않고 생활비로 썼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고.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나서 ‘기부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침 서울아산병원에 아는 분도 있고 해서 사회복지팀을 통해 기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까지 살아 오면서 제가 그렇게 힘들게 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이러한 것들이 그 누군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들었겠죠. 제가 이렇게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는 저로 인해서 어려운 사람들이 용기를 갖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보람이 될 것 같아요. 제가 몸이 약해서 노력 봉사는 못하고, 저에게 맞는 방법은 물질을 조금이나마 나누는 거라 생각한 거죠.”

나누면 나눌수록 커지는 기쁨
남편이 일본에서 회사 생활을 하게 되어서 가족 모두가 일본에서 11년을 살았다고 한다. 그때 최대의 목표는 내 집 마련이었다고. 때문에 월급을 받으면 90%를 저축하고, 10%만을 가지고 살았다.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언제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그들을 돕는 것은 거르지 않았다. 서울로 온 이후에도 그녀의 이러한 생활 패턴은 변함이 없었다. 두 아들도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보고 자란 때문인지 용돈을 쪼개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생활을 하고 있다.
김명분 씨는 ‘지금부터 오는 내일은 선물’이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며 살려고 노력중이라고 했다. 남을 기쁘게 하면 나 자신도 역시 기뻐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리라. 작은 사랑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역설적이지만 나누면 나눌수록 많이 갖게 된다. 기쁨과 행복 등이 많이 쌓이게 되기 때문이다. 여력이 되는 한 사회에 환원하면서 살고 싶다는 그녀는 아마도 이런 나눔의 법칙을 알고 있는 듯했다.

글쓴이 방은경은 아산재단 편집실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