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교과서에서 뽑은 우리가족 체험 여행지 이승민



언제 어디로 떠날까?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교과서에 나오는 여행지를 찾아가는 것은 말 그대로 산교육이다. 여기에 부모가 여행지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학교 공부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 주면 금상첨화다.
여행지를 선정할 때는 아이들과 함께 하도록 하자. 교과서를 펴놓고, 아이들이 공부하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나 2학기에 배울 곳 중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곳을 위주로 선정한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의견을 경청하여 휴가 일정을 맞추고 적당한 곳을 선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교과서에 나오는 여행지는 크게 역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과 자연 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 역사 문화 체험 여행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소박해 보이는 석탑이나 건물도 역사적 의미를 알고 보면 느낌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역사 문화를 체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지와 유적에 대해 많이 알고 가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관련 도서 등을 이용해 당시의 역사와 생활 문화에 대해 알아 보면 여행지에서 만나는 풀 한 포기, 돌 하나도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답사 일지를 쓸 수 있도록 필기도구와 카메라 등을 꼭 준비하도록 한다. 일지를 작성할 때는 미리 조사한 것, 풀지 못한 궁금증을 적고, 문화재의 입장권, 사진, 팸플릿을 붙인다. 이 답사 일지를 학교에 제출하면 현장 학습으로 인정해 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너무 많이 도와주는 것은 금물. 아이가 스스로 작성하게 하고, 어려워 하는 부분만 도와주도록 한다.
유적지에 도착해서는 먼저 안내판을 읽고 답사를 시작하도록 한다. 답사를 할 때는 천천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데, 천천히 보다 보면 문화재에 대한 이해가 쉬워지고 문화 유적의 새로운 매력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문화재를 보기 위해 갔다 해도 아이들은 문화재보다는 다른 구경거리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야단을 치기보다는 아이들이 실컷 다른 곳을 구경하게 한 후 교과서의 내용을 이야기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도하도록 한다.
공부를 하기 위해 멀리까지 여행을 왔다고 생각하면 아이들은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므로 아이들이 즐겁게 문화재를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자연은 가장 큰 선생님이다 - 자연 과학 체험 여행
교과서를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자연 과학 체험에는 갯벌 체험, 들꽃 관찰, 자연사 탐사, 별자리 탐험, 숲 속 체험 등이 있다.
갯벌 체험은 갯벌에서 진흙을 묻히며 신나게 놀 수 있어 아이는 물론 부모에게도 즐거운 여행지가 된다. 갯벌 체험을 할 때는 물때를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놀이에 열중하다 보면 해변에서 너무 먼 곳까지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넓은 군락을 이룬 꽃들을 관찰하는 들꽃 여행에서는 아이들이 꽃을 함부로 꺾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꽃이지만 소중한 생명임을 알려주어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자.
45억 년이란 긴 역사를 가진 지구의 신비를 찾아가는 자연사 탐사는 거대한 암벽의 모습과 화석의 자취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자연 학습이 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아이들이 함부로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만 년, 혹은 몇 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흔적이기 때문에 한번 사라지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 주도록 한다.
별자리 탐험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맑은 날을 선택하도록 한다. 별자리를 보기 전에 미리 별자리의 위치와 유래에 대해 알고 가면 더 재미있게 별을 관찰할 수 있다. 망원경과 손전등, 천체가 그려진 지도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게 숲은 최고의 놀이터. 숲 속 체험은 아이들에게 숲의 먹이 사슬과 그 역할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자연 과학 체험 여행을 할 때도 체험 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갯벌에서 채집한 조개껍데기나 자갈로 액자나 연필꽂이와 같은 소품을 만든다든지, 숲 속에서 채집한 식물의 잎으로 간단한 도감을 만들어 놓으면 체험 여행의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다.


수원 화성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효심’과 당파 정치 근절 및 강력한 왕도 정치 실현을 꿈꾸는 ‘정치적 포부’, 수도 남쪽의 방위를 위한 ‘국방적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다. 또한 ‘세계 최초의 계획된 신도시’라는 역사적 의미도 있어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깃거리도 풍부하다. 수원 화성은 북쪽의 장안문, 남쪽의 팔달문, 동쪽의 창룡문, 서쪽의 화서문 등 네 개의 문과 이 문을 연결하는 웅장한 성곽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화성행궁 정문에서 화성행궁 수문장 교대의식이 있으므로 시간에 맞춰가면 더욱 좋다.

가는 길: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수원행 직행 버스로 50분. 수원 시내에 위치.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 화성은 무료, 화성행궁은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문의: 031-228-3086


공주시 금성동에 있는 송산리 고분은 높이 130미터의 낮은 산에 자리잡고 있는데, 곱게 잔디가 입혀진 7개의 고분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이들 고분은 모두 백제시대 왕의 무덤으로, 특히 무령왕릉은 백제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무덤의 형태는 아치형이며, 남북으로 7미터, 동서로 4.7미터 크기이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모두 5개의 방이 있다. 각각의 방에서는 금제관 장식과 금제 귀걸이, 금동제 신발, 청동거울 등 당시에 사용하던 물건들이 발견되었다. 이 유물은 국립공주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가는 길: 천안 I.C에서 대전 방면 1번 국도를 타고가다 행정리 백제주유소 앞 삼거리에서 23번 국도를 타면 송산리 고분군 입구가 나온다.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8시
입장료: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문의: 041-856-0331


경주에서 가장 먼저 들러 보아야 할 곳은 천년 고도 신라의 상징이라 할 만한 불국사와 석굴암이다. 불국사에서는 10원짜리 동전에서 보아 익숙한 다보탑과 단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석가탑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국보로 지정된 비로자나불상과 금동아미타여래좌상을 통해 천년을 이어온 신라인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토함산에 오르면 신라 예술의 극치이자 과학의 결정체인 석굴암을 만날 수 있다. 본존불 보호를 위해 유리로 막아놓아 자세히 살펴볼 수는 없지만 근엄하면서도 인자한 본존불 앞에 서면 숙연함을 느낄 수 있다.

가는 길: 경주 시내에서 4번이나 7번 국도를 타고 가면 토함산 지구 안에 이정표가 있다.
문의: 054-779-6396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총 길이 1,410미터의 성곽 안에 100여 채의 초가집과 기와집들이 조선 시대의 생활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곳이다. 마을 북쪽에 있는 동헌을 중심으로 고을 수령의 숙소인 안채, 외부 손님을 맞던 객사, 향교 등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대장간, 장터, 서당, 우물, 장독대, 물레방앗간 등도 있어 조선 시대 서민들의 생활 모습을 잘 알 수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낙안읍성을 우리 전통 도시 계획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꼽기도 한다. 이곳 초가집에서는 민박도 할 수 있어 아이들과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승주 I.C에서 선암사 방향으로 나와 857번 지방도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낙안읍이 나오고 낙안읍성이 보인다.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입장료: 어른 1,000원 어린이 410원
문의:061-749-3328


경남 고성읍의 상족암 바닷가에는 1,900개에 달하는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다. 책과 TV에서만 보던 공룡이 진짜 지구에 살았던 동물임을 확인해주는 증거. 공룡의 발자국을 따라 걷다 보면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발자국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한쪽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공룡이 일정한 보폭으로 걸어간 자국이다.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공룡의 발자국을 보며 아이들이 알고 있는 공룡의 이름과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다. 고성에서는 상족암 말고도 군내 곳곳에서 4,300여 개에 이르는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었다.

가는 길: 경남 사천시에서 77번 국도를 타고 고성군 하이면을 거쳐 경상남도 청소년수련원 방향으로 가다보면 상족암 군립공원이 나온다.
문의: 055-670-2271


강화도 화도면 장화리는 썰물이 되면 광활한 갯벌이 드러나 새가 날고, 갯벌 생물들이 숨바꼭질하는 생명체의 천국으로 변한다. 맨발로 갯벌을 밟으면 그 부드러운 느낌에 기분이 좋아지고 아이들은 게와 조개를 잡는다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진흙투성이가 된다. 갯벌에서 놀다 보면 서서히 물이 들어오는 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 따라서 갯벌 체험을 할 때는 미리 물때를 알아두고, 아이들이 해변에서 너무 먼 곳까지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곳에서의 일몰 또한 놓치기 아까운 광경이다.

가는 길: 김포 방향 48번 국도를 타고 가다 초지대교를 건너 장화리 방면으로 계속 직진한다.
문의: 032-930-5229


창녕의 우포늪은 그 면적이 자그마치 71만 평으로 우리나라 최대이다. 이곳에 늪지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1억 4,000만 년 전으로, 공룡 시대인 중생대 백악기에 바다 수면이 급격히 상승하고 낙동강 유역의 땅이 내려앉으면서 강으로 흘러 들던 물이 고여 이루어졌다고 한다. 현재 우포늪은 자연 생태계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어 430여 종의 식물과 물고기, 새 등 다양한 생명체들의 터전이 되고 있다. 생이가래, 마름, 자라풀, 개구리밥 등은 늪의 수질을 정화해주는 소중한 식물들로, 맑고 푸른 우포늪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창녕 I.C에서 나와 우포늪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된다.
문의: 055-530-2231


가평 명지산 중턱에 위치한 사설 천문대인 코스모피아는 여름 밤을 수놓은 별도 관찰하고 주위의 산과 계곡에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여행지다. 이곳에 설치되어 있는 지름 16인치의 망원경은 컴퓨터에 관찰하고 싶은 별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움직여 촬영한 후 대형 화면에 담아주기 때문에 편리하게 별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일반 망원경으로는 관찰이 힘든 외부 은하, 성단, 성운이 분해되는 모습까지 관측 가능하다. 천문대에는 식당과 숙소, 산림욕장도 마련되어 있어 1박 2일 코스로도 이용할 수 있다.

가는 길: 경춘국도를 타고 청평을 지나 검문소에서 좌회전, 현리를 지나 14킬로미터 정도가면 이정표가 보인다.
입장료(1박 2일 기준): 어른 6만원, 학생 5만원, 유치원생 3만원.
문의: 031-585-0482


대나무는 우리나라의 토종 상록수이지만 온갖 나무들의 천국이라는 자연휴양림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나무이다. 담양은 죽향(竹鄕)이라 불릴 정도로 너른 대나무 숲이 많고, 세계에서 하나뿐인 죽물박물관과 다양한 죽세공품도 쉽게 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으뜸은 대나무골테마공원. 이곳은 사진작가 신복진 씨가 20년 동안 조성한 곳으로 3만 평의 절반은 대나무 숲이고 절반은 소나무 숲이다.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상록수를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이곳에 들어서면 은은한 대나무 향에 몸과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가는 길: 담양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순창 방향으로 가다 석현교를 건너 우회전해서 2킬로쯤 가면 대나무골 테마공원이 나온다.
문의: 061-383-9291


태백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태백시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출연한 절지동물인 삼엽충 화석이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다. 태백의 화석 탐사는 석탄박물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화석을 먼저 만난 뒤 동점동 구문소 아래 냇가와 나팔고개 부근에 가면 화석이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특히 나팔고개 터널 어귀의 산기슭에는 삼엽충 화석이 널려 있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교과서에서도 화석의 종류와 화석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으므로 이곳에서 아이들이 화석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보자.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제천I.C에서 나와 영월 방면으로 38번과 59번 병합 국도를 타고 가다가 석항리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태백 쪽으로 가면 이정표가 보인다.
문의: 033-550-2081

Tip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 이렇게 준비하세요


긴 옷과 모자는 필수예요.....
산이나 들로 나가면 뜨거운 햇볕에 가벼운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스치는 풀에 베일 염려도 있으므로 긴 옷을 반드시 챙긴다. 더불어 햇볕을 가릴 수 있는 모자와 편한 운동화도 준비한다.

기록할 것을 준비해요.....
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하면 아이에게 오래도록 좋은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어 좋다. 엄마, 아빠와 함께 여행일지를 쓰면 더욱 좋고, 사진과 함께 기록하면 방학 숙제로도 그만이다.

장난감과 책도 넣어요.....
여행지까지 이동하는 시간. 자동차 안에 있어야만 하는 아이들은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책과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면 여행길의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가벼운 간식을 준비해요.....
요즘은 24시간 편의점이나 대형 슈퍼마켓이 어느 지역이나 보편화되어 있지만 인적이 뜸한 관광지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못사는 경우가 많다. 미리 아이들을 위한 간식을 준비해가도록 하자.

구급용품을 챙겨요.....
아이들이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다 다치거나, 배탈 설사를 하고 열이 나는 등, 바뀐 환경으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오는 경우가 많다. 이때를 대비해 반창고와 연고, 해열제, 지사제, 멀미약 등을 미리 챙겨가도록 한다.

지도와 여행서를 준비해요.....
아이와의 여행길. 초행길이라면 지도를 꼭 챙겨가야 한다. 길을 몰라 헤매다 보면 즐거워야 할 여행길이 짜증으로 변하기가 일쑤. 전국의 지방도까지 세세하게 나와 있는 지도와 여행지 소개가 잘 된 여행서를 준비해간다.

글쓴이 이승민은 '교과서 속에서 쏙쏙 뽑은 가족여행지'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