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아빠랑 놀자!! 서진석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이들은 아빠를 애타게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가 이것저것 열과 성을 다해 열심히 놀아준다 해도, 아이는 아빠가 같이 놀아주는 격렬한 스킨십을 그리워할 것이다. 퐁당퐁당 놀이를 하고자 할 때 엄마를 찾곤 하지만, 거꾸로 들기나 아이 몸을 들어 비행기놀이 할 때는 아빠를 찾는 것을 보면 분명 아빠의 몫은 따로 있다.
아빠의 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아이의 세계로 들어가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비밀의 화원으로 들어가는 기쁨과도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화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녹슨 열쇠를 먼저 닦아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시간의 틈을 찾아내는 것이다.
아이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허들 게임에서 첫번째 허들인 시간 찾기에서 실패하면 두 번째 허들은 아예 넘지도 못할 것이다. 그래서 첫번째 허들을 잘 넘어서 버려진 시간을 잘 찾아내야 다음에 황폐한 시간을 기름진 시간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맨몸으로 놀 수 있는 놀이
아빠들이 아이와 같이 노는 것 중 가장 쉽게 할 수 있고, 많이 할 수 있는 놀이가 바로 아빠 자신의 몸을 가지고 노는 것이다. 아무리 아이와 노는 것에 익숙지 않은 아빠일지라도 아이와 몸을 부대끼면서 놀아보지 못한 아빠는 없을 것이다.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면서 아이와 노는 것, 이것은 아빠가 엄마보다 좀 더 누릴 수 있는 고유한 장점이기도 하다.



매달려 강 건너기
불어난 강을 아빠가 아이 둘을 데리고 건너는 놀이다. 아빠는 양팔을 허리춤에 놓는다. 아이들이 아빠 팔을 잡기 쉽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아빠의 한 팔에 한명씩 매달린다. 그 상태에서 거실 저편까지 걸어가는 것이다. 물론 도달하기 전에 떨어지면 강물에 옷이 젖는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나무 오르기
아빠가 아이들의 나무가 된다. 아빠가 서 있는 상태에서 두 손을 뒤로 하여 깍지를 끼어 아이들이 쉽게 오를 수 있게 해준다. 아이들은 그 손을 버팀목 삼아 용을 쓰며 어깨 위로 오른다. 그 상태에서 아빠가 아이의 두 손을 잡아주면 아이는 무서우면서도 즐겁게 일어선다.

집안에서 하는 간단한 놀이
저녁에 퇴근했다 해서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집안도 훌륭한 놀이터가 될 수 있다. 거실만 해도 온 가족의 웃음을 담아내기에 충분히 넓은 공간이다. 다만,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어야만 할 것이다.

휴대폰 음악회
먼저 아이가 좋아할 만한 노래 위주로 다양한 노래나 음악을 휴대폰에 다운로드 받아놓는다. 그런 후 아빠가 소파에 앉아서 아이들에게 이 음악을 들려주면 아이들은 그 곡이 아는 노래면 노래를 부르고, 모르는 노래면 그 곡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춘다.

소파에서 밀어내기 게임
간단하면서도 땀이 나도록 격렬하게 놀 수 있는 게임이다. 아빠와 아이 간에 서로 소파 밑으로 밀어내는 게임이다. 아이들이 곧잘 쓰는 방법은 소파를 등지고 소파를 버팀목 삼아 발로 밀어내는 방법인데 아이가 힘을 쓰면 아빠도 허무하게 밀릴 수 있다. 물론 아빠가 밀어낼 때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들은 후 거실 바닥에 내려놓는 방법으로 한다. 이렇게 해서 10점을 얻는 쪽이 이기는 것이다.

즐거운 야외 놀이
아이들은 밖에 나가면 더욱 활기를 띤다. 주말에 멀리 여행을 떠나거나 경치 좋은 곳을 찾아가는 것도 좋겠지만, 그런 곳이 아니라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한다면 가까운 산책로나 야산을 찾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산책로나 자연 속에서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아빠, 그런 아빠에게 아이들은 환한 웃음으로 화답할 것이다.

무동 태우고 길잡이 세우기
아빠가 아이를 무동 태우면 아이가 아빠 눈을 가린다. 그리고는 “왼쪽!”, “오른쪽!”, “곧바로!” 하는 명령을 내리고 아빠는 그 명령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아이는 아빠가 공포스러워 하는 것을 무척 즐기기도 한다. 귀를 잡아당기면 경적을 울리거나 박차를 가하면 뛰는 식으로 변형하면 더욱 재미있다.

나뭇잎 목걸이
아이들은 인디언처럼 몸에 장식을 하면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응용해 ‘나뭇잎 목걸이’ 놀이를 할 수 있다. 목걸이를 만들 실과 짧은 철끈 몇 개를 준비하면 된다. 그런 후 나무를 관심 있게 관찰할 때마다 그 나무의 잎 하나를 따서 목걸이에 철끈으로 묶어준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산책을 끝내면 나중에는 아이 목걸이에 10개 가량의 나뭇잎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고, 아이는 멋진 인디언이 되어 있다.

글쓴이 서진석은 ‘나에겐 가족이 있다’, ‘얘들아! 아빠랑 놀자’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