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살자꾸나 서한나



Be natural
대안학교 한빛고등학교는 자연친화적인 교육으로 ‘흙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연을 벗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고자 한다.
“인간의 근원은 자연이고, 창조성의 근원은 원래의 삶의 정서죠. 자연은 모두의 생명이에요. 그래서 생태지향적인 삶은 ‘살려내는 것’이죠. 아이들이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벌써 6년째 학교를 지키고 있는 정혜영 선생님의 말이다.
직접 땅을 고르고 씨앗을 심고 가꿔 철따라 농작물을 거둔다. 흙을 밟으며 땀 흘려 일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한빛고 아이들.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답다 했던가. 선생님 몰래 제 손으로 가꾼 텃밭에서 캐낸 고구마를 구워 먹고 온통 새까만 얼굴이 되었던 학창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한빛고 2기 졸업생 양지은 양의 얼굴이 그토록 해맑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탓이었나 보다.

길 밖에도 길은 있다
멜로디ㆍ리듬ㆍ코드라는 음악의 3요소를 고루 갖추었을 때 좋은 노래가 탄생하는 것처럼, 한빛고 사람들은 한 길만 보지 않는다. 사람들이 보지 않고 가지 않는 길. 길 밖에도 언제나 길은 있다.
“사람이 특별한 이유는 창조성을 가졌기 때문이죠. 창조성과 민족성과 배려라는 이 시대의 건강한 의지를 발견하고 자아를 회복해서 자본주의의 소비 주인공이 아닌, 자기 방식의 삶을 살아갔으면 해요” 정혜영 선생님은 지금 ‘정도’라 불리는 길 위에 서 있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자그만 소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바위처럼
막 열일곱이 된 한빛 아이들의 첫 수업은 ‘바위처럼’과 함께 시작된다. 교가는 따로 있지만 이제는 교가보다 익숙하고 행사 때면 으레 부르게 된다는 노래, 빠지면 팥 없는 빵처럼 어쩐지 허전한 기분이 되고 만다는 노래다.
“처음에는 선생님들이 부르시니까 따라 불렀어요. 하지만 한 번 두 번 노래를 불러갈수록 세상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친구 같은 선생님, 그 선생님처럼 되고 싶은 마음에 막연히 따라 불렀던 노래지만 지금은 저희들의 이상이 되어버린 노래예요.” 앞으로도 ‘바위처럼’ 살고 싶다는 양지은 양의 말이다.
초창기의 ‘바위처럼’은 각자 나름의 희망을 노래하는 노래였지만, 재정 문제와 재단과의 갈등으로 곧 폐교가 될지도 모르는 현재의 상황에선 모두가 한 목소리로 ‘온전한 견딤과 언젠가 새로운 날에 찾아 올 새 희망’이라는 단 하나의 바람을 실어 함께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글쓴이 서한나는 아산장학생이며 본지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