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한글과 자연이 영재를 만듭니다 방은경


독서 영재로 알려진 푸름이는 영재교육진흥법이 통과될 때 대통령에게 보고된 대표적인 영재이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푸름이가 그동안 읽은 책만 해도 1만 권이 넘는다. 동생 초록이도 형 못지 않은 독서 수준을 갖고 있다. 푸름이 아빠, 엄마로 더욱 유명한 최희수 씨와 신영일 씨는 아이들 교육에 열성이다. 이들의 교육법이란 자연 속에서 뛰놀면서 책도 맘껏 읽게 하는 것이다.

누구나 영재가 될 수 있다
영재는 천재와는 달리 어느 한 분야에서 개념과 기능 습득 능력이 뛰어난 5%의 아이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음악, 운동, 그림, 수학, 언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재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최희수 씨는 ‘영재는 만들어지는 것이고, 아이는 모두 영재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말했다. 단지 어떤 환경을 만들어 주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실제로 이들 부부는 150여 권의 자녀교육에 관한 책을 숙지하여 일관되게 자신들의 철학을 적용하여 왔다.
이들 부부가 말하는 최고의 교육 비결은 바로 책읽기이다. 책 읽기만큼 편하고 비용이 적게 들며 효과가 확실한 교육법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푸름이나 동생 초록이뿐만 아니라 푸름이 교육법을 적용하여 푸름이보다 더 뛰어나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라고 한다.
“부모의 지적 능력과 아이의 영재성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 내부의 잠재력을 끄집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학원이나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아이한테 뭔가를 넣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영재는 전문교육이나 특별한 육아법에 의해서만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자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부모이다. 부모의 각별한 애정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자연보다 위대한 스승은 없다
보통 영재나 천재라고 하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특별한 아이라는 생각부터 떠오른다. 하지만 푸름이의 경우는 그저 머리만 좋은 영재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또한 그 흔한 유치원이나 학원조차 다녀 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정서적으로도 풍부한 감성을 지니고 있고, 학교 생활에도 적응을 잘 한다는 점이 보통 영재들과는 다른 점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최희수 씨는 ‘만들어진 영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푸름이는 또래들과 어울려 놀지는 않았지만 가족과의 놀이를 통해 충분히 사회성을 길렀기 때문에 학교에 들어가서도 아이들과 어울리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또한 학교 생활에 대한 흥미를 잃을까봐 집에서는 한글 쓰기, 덧셈, 뺄셈, 구구단, 영어 등 기능적인 것들을 가르치지 않았다. 어차피 학교에서 배울 것이니까 학교 교육을 위해서 남겨두었던 것.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오히려 정서적인 면이다.
“영재의 경우 지성은 15~30년을 앞서갈 수 있지만 정서는 제 나이를 가야 합니다. 안정된 정서 위에 지성이 발달할 수 있도록 해야죠.”
이들 부부는 푸름이를 자연에서 키우기 위해 서울을 떠나 고향인 금촌으로 내려왔다. 세상에 자연보다 위대한 스승은 없으며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평범한 부부의 특별한 육아법
최희수 씨는 한글 예찬론자이다. 한글이 영재를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고까지 말한다. 또한 책과 가깝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글을 일찍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푸름이가 한글을 배운 것은 27개월, 그 후 두 달 만에 한글을 깨우치고 30개월부터는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면서 엄청난 속도로 지식을 습득하게 되었고, 책을 통해 어휘가 풍부해진 것은 물론 이해력과 도덕성도 발달하게 되었다. 푸름이는 300페이지의 책을 30분이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책을 사진처럼 찍어서 읽고 외우는 비상한 능력을 가졌다.
“푸름이가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하니까 놀지도 않고 책만 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해지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책을 읽는 속도가 몇 배는 빨라져 그만큼 놀 시간도 많아지더라구요.”
그렇다면 푸름이를 영재로 키운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 부부가 말하는 비결이란 사실 특별할 것이 없다. 태교를 중요시 했고, 자연 속에서 키운 것, 놀이를 통해 교육을 한 것, 말을 일찍부터 가르치고, 다양한 어휘를 들려 준 것, 책에는 아낌없이 투자하였고, 스킨십과 칭찬으로 키웠다는 것이다. 이미 누구나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일. 하지만 이들 부부는 이 원칙을 지금껏 충실하게 지켜왔다.

행복으로 가는 출발점
푸름이와 초록이는 인터뷰 내내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쇼파에서, 식탁에서, 어디에서건 책을 봤다. 요즘 최희수 씨는 북스타트 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기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게 해 영유아기를 책 읽는 습관의 출발점이 되도록 하자는 북스타트 운동을 소아과 의사들도 함께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 5년 동안 부모들을 상대로 1,200여 회의 강연을 해왔지만, 강연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푸름이닷컴(www.prumi.com)을 개설하여 독서 영재 교육법을 전파중이다. 이들 부부는 푸름이를 금촌에서 중학교까지 보낼 생각이다. 푸름이가 강남으로 가거나 유학을 간다면 이들이 말하는 교육과는 상반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푸름이가 이 교육의 모델이 되는 거죠. 푸름이 독서 교육법이 새로운 토종 교육법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들이 주창하는 독서 영재 교육법은 아이와 부모,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교육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한 세상으로 가는 첫걸음은 바로 책 읽기라는 것을 명심하자

글쓴이 방은경은 아산재단 편집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우리 아이, 과연 영재일까?(만 4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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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용하는 단어가 어른스럽고 어휘력이 뛰어나다.
2. 동의어, 반의어를 많이 알고 있어 함축성 있게 의사 표현을 한다.
3. 유머 감각이 뛰어나며 농담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4. 낯선 단어들의 의미를 배우는 데 욕심을 보인다.
5. 자기가 알고 있는 바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6. 특별히 가르쳐 주지 않았어도 글을 읽기 시작한 시기가 유난히 빠르다.
7. 신체적 언어, 표정 등을 사용하여 자기의 생각을 적절하게 표현한다.
8. 엄마가 설명해 준 것을 다시 정리해서 표현한다.
9. 백과사전이나 과학책 같은 어려운 책을 좋아한다.
10. 단어를 정확하고 적절하게 사용한다.
11. 사물에 호기심이 많다.
12. 질문이 꼬리를 물면서 계속된다.
13. 현상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알고 싶어한다.
14. 특정 기간 어느 한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외의 것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15. 공격적이지 않지만 고집과 자기 주장이 강하다.
16. 사물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설명을 잘 이해한다.
17. 기계나 사물의 원리에 대해 궁금해한다.
18. 문제가 생기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19. 오랫동안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다.
20. 수수께끼나 퀴즈 등 알아맞히는 것을 좋아한다.
21. 나이가 더 많은 아동과 놀기를 좋아한다.
22. 어렵고 곤란한 문제에 부닥쳐도 깊이 생각하며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23. 다른 아동에 비해 기억력이 좋다.
24.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다.
25. 장기, 바둑, 퍼즐 등 깊이 생각하는 놀이를 좋아한다.
26. 여러 가지 관심 대상을 갖고 있다.
27. 자신의 성과에 대한 욕구가 커서 모든 것을 잘하려고 한다.
28. 무엇을 배우거나 숙달하려고 할 때 빨리 습득한다.
29. 정서적으로 민감하고 예민하며 감성이 풍부하다.
30. 드문 착상이나 제안 등으로 부모를 놀라게 한다.
31. 블록 놀이(레고)에 오래 집중한다.
32. 수에 관심이 높다.
33. 도형이나 그림에 관심이 높고 공간 지각력이 있다.
34. 수 개념이 일찍 형성되었다.
35. 수와 계산에 많은 흥미를 보인다.
36. 하던 일을 꼭 마치려고 한다.
37. 머리를 쓰는 활동을 좋아한다.
38.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기를 좋아한다.
39. 새로운 활동이나 학습하는 것을 매우 기대한다.
40. 책을 읽어줄 때 1시간 이상 집중해서 듣는다.

점수가
25~29점 : 학습 능력이 평균 이상이다.
30~34점 : 학습 능력과 지적 호기심이 뛰어나다.
35점 이상 : 영재 특성이 매우 높다.
40점 이상 : 영재 교육 전문가에게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서 아동의 지적 능력을 파악하고 교육에 관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 CBS 영재교육학술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