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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식 환자 국내 첫 출산 등록일: 2018.04.16

심장이식 환자 국내 첫 출산

2013년 심장이식 수술 받은 이은진 씨, 올해 초 2.98kg 건강한 남자아이 출산


가족 응원과 철저한 관리가 큰 힘… 척추마취 출산 후 아이 얼굴 보며 기쁨의 눈물
서울아산병원 김재중 교수 “출산 기쁨 누리기 어렵다 생각한 장기이식 환자에게 새 희망

 

심장이식 환자 국내 첫 출산


조산과 유산의 가능성이 높아 임신이 어렵다고 알려진 심장이식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산에 성공해, 저출산 시대에 새로운 감동을 주고 있다.


본인 및 가족의 의지와 병원의 철저한 건강관리가 뒷받침 된다면 심장이식 환자도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가 생겨 임신과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큰 중증질환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될 전망이다.


주인공인 이은진 씨(37세, 전라도 광주)는 올해 1월 9일 서울아산병원에서 건강한 2.98kg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2013년 3월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 씨의 출산은 국내 심장이식 환자 중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간이식, 신장이식 환자의 출산 소식은 있었지만 흉곽장기인 심장이나 폐 이식 후 임신을 하는 경우 태아의 선천성 기형과 자연유산 확률이 높다는 해외연구결과 등으로 인해 가임기 심장이식 환자의 불안과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임신 전 주치의와 함께 이식 장기의 거부반응, 콩팥이나 간 기능, 복용 중인 약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임신 가능 여부를 결정하고, 임신기간 중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다면 심장이식 환자도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출산을 통해 확인됐다.


이은진 씨는 10년 전 지역병원에서 심장근육의 문제로 심장이 비대해지는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고 투병하던 중 상태가 악화돼 2013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 씨는 심장이식 수술 후 헬스 등 운동으로 꾸준히 건강관리를 해왔으며, 2016년 결혼 후 임신을 계획했다. 남편과 시댁은 임신 후 이 씨의 건강을 염려해 만류했지만, 엄마가 되고 싶은 은진 씨의 뜻을 꺾을 수 없었고, 같은 심장이식 환자인 친정엄마의 전폭적인 지지도 임신을 결정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이 씨는 2017년 3월 임신 후에도 자주 병원을 찾아 정기적으로 이식된 심장의 기능과 거부반응의 유무, 고혈압이나 당뇨 등이 발생하는지를 관찰했다. 다행히 임신 중 체중 및 약물 조절이 잘 되었고 건강에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올해 1월 출산을 앞두고 마취과에서는 심장이식 수술력이 있기 때문에 전신마취 후 제왕절개를 권유했다. 하지만 전신마취는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직접 볼 수가 없기 때문에 그동안 이은진 씨의 심장질환 관리를 꾸준히 맡아온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가 척추마취 후 제왕절개를 해도 될 것 같다고 마취과를 강하게 설득했다. 첫 출산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라는 배려였다.


지난 1월 9일,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원혜성 교수의 집도로 2.98kg의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자마자 분만실에서 아이의 얼굴을 본 이 씨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심장이식 환자 국내 첫 출산


성인 심장이식의 증가와 소아 심장이식 후 생존율 향상에 따라 심장이식을 받은 가임 여성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립장기이식센터(KONOS)가 업무를 시작한 2000년 이후 현재(2018년 3월 30일)까지 1,391건의 심장이식이 있었다. 이들 심장이식 수혜자의 32%가 여성이었으며, 여성 수혜자들 중 대략 3분의 1이 가임기 여성이었다.


이식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장이 나빠져 있는 상태에서는 대부분 정상적인 임신과 임신 유지가 어렵지만, 이식 후 1년 이상이 경과해서 이식된 심장의 기능이 안정적이고 건강이 회복된 경우 담당 의사와의 충분한 상의 및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임신을 시도할 지 결정하게 된다.


임신이 된 뒤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하여 이식된 심장의 기능, 거부 반응, 감염, 임신중독증, 당뇨 등이 발생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하게 된다. 이러한 관리를 통해 임신이 안전하게 유지되어 분만을 하게 될 때에는 자연분만과 제왕절개가 모두 가능하다.


김재중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그동안 간이식, 신장이식 환자의 출산은 간간이 보고됐지만 심장이식 환자의 출산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심장이식 가임기 환자들도 새 희망을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아이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하며,


“심장이식 환자가 임신을 시도할 경우 면역억제제를 줄여야 하므로 주기적인 검사로 적절한 혈중 약물 농도를 유지하고 주기적인 심장 검사를 받는 등 의료진의 관리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저출산 시대에 이식환자 등 중증질환 환자들의 임신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약물복용 등으로 인한 여러 위험성이 있는 만큼 임신 전부터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를 거쳐야 하며, 임신기간 중에도 산모의 굳은 의지와 의학적인 처치가 뒷받침 되어야 건강하게 출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심장이식 환자 중 국내 첫 출산을 한 이은진 씨는 “아무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심장이식 환자의 임신과 출산이었지만 의료진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어 두렵지 않았다. 건강하게 태어나준 아이에게 고맙고, 나와 같은 심장이식 환자들이 엄마가 되는 기쁨을 더 많이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출산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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